시치유에세이1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에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쌓았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 향기가 난다. 상처 : 성숙한 인간으로 만개하기 위한 내적 자양분 상처 입은 사람은 상처 입은 누군가를 직감적으로 알아본다. 상처를 입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상처 입은 마음을 관통할 능력이 없다. 또한 상처가 아문 사람만이 마음이 상하고 찢긴 타인을 품을 수 있다. 지난날의 상처를 성숙하게 이겨낸 사람이 이.. 2020.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