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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기억하고 픈 글

수선화에게 - 정호승

by 내성적인마녀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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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외로에 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믈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린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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