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1 꽃 - 김춘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우리는 겹겹의 특별한 관계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간다. 일대일의 협소한 관계는 질식할 듯한 답답함을 안겨 주고 결국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다양하게 얽히고설킨 다원적인 관계가 삶을 한층 견고하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며, 누구나 누구에게는 특별하기에. 그리고 그 모든 관계가 특별하기에.. 2020. 12.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