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의 의미를 가진 동물들-
<뱀>
예로부터 뱀은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고 여겨졌습니다. 캄보디아의 힌두교 유적지인 앙코르 와트에는 일곱 개의 머리가 달린 뱀, '나가'의 조각상이 각 사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힌두교 신화에 따르면 '나가'는 강력한 힘을 가진 뱀의 신으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고 사원을 보호해주는 존재입니다. 코브라를 신성하게 여긴 이집트인들은 파라오의 왕관을 이 모양으로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허물을 벗는 특성 때문에 뱀은 죽음과 함께 부활을 가져온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 속 의학의 신, 아스클레오스는 뱀이 감긴 지팡이를 들고 다닙니다.
<호랑이>
먼 옛날, 호랑이는 자연재해만큼이나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나타났다 사라지고, 사람을 물어 가기도 했지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무섭고 용맹한 호랑이가 악귀를 물리칠 능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보호하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호랑이와 관련된 설화, 민담, 민화 등이 많은 이유입니다.
호랑이의 서직지는 동북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까지 넓게 퍼져있습니다. 한국부터 중국, 일본,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시아 등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호랑이의 힘을 찬양하며 자신들을 수호하는 동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고양이>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가 다산과 풍요의 여신, 바스테트의 화신이며, 사람들을 질병과 악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믿었습니다. 이들은 고양이에게 예지능력이 있다고 믿어, 고양이의 자세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고양이의 하품이나 수염이 뻗은 방향 등을 살펴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고양이가 네 발을 모두 몸 아래에 넣은 '식빵 굽는'자세로 잠을 자는 것은 날씨가 매우 나빠진다는 징조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유럽에서는 검은 고양이가 불길함의 상징입니다. 이는 유럽 중세 말기에 있었던 마녀사냥에서 유래한 것으로, 검은 고양이가 마녀의 전령이며, 어둠의 세력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동물도 아닌 고양이를 둘러싸고 이렇게 엇갈린 미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나라마다 엉뚱하고 때로는 그 의미가 충돌하기까지 하는 미신들은 미신을 믿는 것은 미신이 실제로 효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바람이 만들어 낸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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