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기억하고 픈 글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 부모로 산다는 것의 의미

by 내성적인마녀 2022. 7. 14.
반응형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의 내용 중 일부를 옮겨 적은 것입니다.

부모 노릇하기 너무 힘들죠??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와 안정을 위해...

남겨봅니다.

부모 되기 보다 더 힘든 부모 노릇하기

정신과 의사로 환자들의 마음을 치료하다 보니 인간의 발달 과정과 관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부모 상담과 양육방법에 대한 상담도 수도 없이 했다. 그래서 사실 이론적으로 보면 나는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 했다. 내가 배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아이에게 적용해 보리라 마음먹었고, 그것은 어느 정도 자신 있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막상 엄마 노릇을 하려니 모든 것이 서툴렀다. 목도 못 가누는 연약한 아기에게 옷을 입힐 때면 행여 팔이라도 부러뜨릴까 쩔쩔맸고, 아기를 안고 목욕을 시킬 때면 혹시 잘못해서 아이를 물에 빠트릴까 봐 조마조마했다. 결국 나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이를 낳고 4주 뒤 병원에 복귀했는데 그때부터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내 몸 돌볼 여유도 없이 직장에 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었다. 어느 날 퇴근 후 혼자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달래기는커녕 아이를 안고 같이 울었던 것도 그 때문이리라. 아이와 얼마나 오래 함께 있느냐보다는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게 내 일이 되고 보니 부모 마음이란 게 교과서에서 시키는 대로 흐르지 않았다. 그뿐 아니었다. 정말 많이 부족한 엄마인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아이를 미워했다. 아이가 나의 성공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또 미워하면서 한 인간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그러니까 내가 아이들을 키웠다기보다는 아이들이 나를 엄마로 키웠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초보 부모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

내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두 아이를 낳고 키운 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작은 생명을 품에 안고 키우는 것은 인생에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행복이다. 그러니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그 시간을 마음껏 즐겨라. 아이는 그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잘 성장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성취를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는 부담감은 떨쳐 버려라.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아무도 없다. 어차피 인간은 틀리기 쉬운 존재에 의해 길러진다. 그 틀림 속에서 여유와 배려, 감사와 유머가 싹튼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줄 수 있는 만큼 사랑을 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또 한 가지, 아이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포기하라. 당신이 당신 부모님의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처럼, 아이 역시 당신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아이는 비록 당신 몸을 빌려 태어났지만 자기만의 영혼과 꿈을 가진 독립된 인간이다. 이를 존중해 준다면 아이를 그것만으로도 자신의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성장하게 된다.

때로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면 한발 뒤로 물러서서 관찰해 보라. 무엇인가를 필요로 하는 작은 아이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쩔쩔매는 철없는 부모의 모습을, 아마 딱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할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꼬마와 같이 추는 왈츠와도 같다.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아이의 보폭에 맞춰 가며 같이 추는 왈츠,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넘어지지 않게 잡아 주면서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