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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고 또 읽은 너의 몸
너의 몸은 단 하나가 아니다
너의 몸이 네 마음 갈래처럼 여러 줄기라 해도
나는 내 두 눈에 네 몸을 다 주워 담는다
너의 몸을 이뤄낸 가느다란 뼈 하나까지도
그러나 문득 보일 듯 말 듯 내 눈이 놓친 네 몸 깊은 곳
아주 작고 검은 점들을 보게 된다
네 오래 간직한 상처
내가 아직 읽지 못했고
끝내 다 읽을 수도 없을
너의 두꺼운 한 권의 비밀!
나의 눈 바깥에 있는 또 다른 너
너의 시작이 그랬듯이 뿔뿔이 흩어질 것만 같은 네 몸에
내 두 눈을 온통 쏠리게 하는
때로 네 몸 하나가 내 두 눈의 천체가 된다
대개의 비밀은 아픈 상처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은 말한다. 너는 한 권의 비밀이라고, 너는 한권의 몸이라고,
호기심을 요리하기에 최고의 재료는 비밀과 몸이다.
진정 그 영혼과 소통하고 아픈 상처를 캐내지 말아야 한다.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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