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1 청룡과 흑룡 - 이강 그림, 정하섭 글 달도 별도 없는 깜깜한 밤이었단다. 번갯불이 번쩍 하늘을 가르더니, 우르르 쾅쾅! 귀청을 찢을 듯한 천둥이 울렸어. 순간, 아주 커다란 것이 땅으로 쿵! 곤두박질치며 곤히 잠들어 있던 세상을 푸르르 흔들어 놓았지 이튿날 아침, 사람들은 온 들판과 마을에 시커먼 그림자가 덮여 있는 걸 보았어. 백두산 꼭대기에 흑룡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앉아 해를 가리고 있는 거야. 흑룡은 붉은 입김을 내뿜고, 파란 불꽃이 이는 눈을 번뜩이며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지. 사람들이 기도를 올린지 백일 째 되는 날이었어. 이윽고 하늘 한가운데가 환하게 열리더니, 청룡이 우레와 같은 소리를 지르며 내려왔어. "이 놈, 흑룡아! 하늘에서 죄를 짓고 땅으로 떨어진 놈이 왜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느냐?" 하지만 흑룡은 청룡을 노려보.. 2020. 1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