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선인장1 선인장 호텔 뜨겁고 메마른 사막에서의 어느 날이었어요. 키 큰 사와로 선인장에서 빨간 열매 하나가 떨어졌어요. 툭! 그 열매는 모래 위해서 세 쪽으로 갈라졌지요. 까만 씨들이 쏟아져 나와 햇빛을 받아 반짝였습니다. 서늘한 저녁이 되었어요. 늙은 사막 쥐 한마리가 기어 나와 단물이 많은 그 열매를 먹었어요. 그러고는 모래 위로 종종종 사라졌지요. 수업에 붙었던 씨하나가 팔로버드 나무 밑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요. 씨가 그곳에 떨어진 건 정말 다행이었어요. 먹을 것을 찾아 나온 점박이 사막 다람쥐의 눈에도, 팔로버드 가지 높은 곳에서 지저귀던 방울새 눈에도 띄지 않았거든요. 건조한 날이 오래 계속되다가 비가 흠뻑 내렸어요. 그러자 곧 땅을 뚫고 선인장 싹 하나가 비죽이 고개를 내밀었어요. 어린싹은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랐.. 2020. 10.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