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메마른 사막에서의 어느 날이었어요. 키 큰 사와로 선인장에서 빨간 열매 하나가 떨어졌어요.
툭! 그 열매는 모래 위해서 세 쪽으로 갈라졌지요. 까만 씨들이 쏟아져 나와 햇빛을 받아 반짝였습니다.
서늘한 저녁이 되었어요. 늙은 사막 쥐 한마리가 기어 나와 단물이 많은 그 열매를 먹었어요.
그러고는 모래 위로 종종종 사라졌지요.
수업에 붙었던 씨하나가 팔로버드 나무 밑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요.
씨가 그곳에 떨어진 건 정말 다행이었어요. 먹을 것을 찾아 나온 점박이 사막 다람쥐의 눈에도,
팔로버드 가지 높은 곳에서 지저귀던 방울새 눈에도 띄지 않았거든요.
건조한 날이 오래 계속되다가 비가 흠뻑 내렸어요. 그러자 곧 땅을 뚫고 선인장 싹 하나가 비죽이 고개를 내밀었어요.
어린싹은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랐어요. 팔로버드 나무가 뜨거운 여름 볕과 추운 겨울밤을 지켜 주었지요.
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겨우 엄마 손 한 뼘 크기예요. 가시 사이로 사막 개미가 오르내릴 만큼밖에는 안 되었지요.
이십오 년이 지났습니다. 선인장은 이제 다섯 살 어린이 키만 해요.....
오십 년이 지났습니다. 선인장은 엄마 키 두배만큼 자라 늙은 팔로버드나무 옆에 곧고 늠름하게 섰지요.
선인장 호텔의 주인공인 늙은 사와로 선인장은 건조함과 추위, 홍수, 화재, 씨앗을 먹어치우는 쥐 등
온갖 어려움을 다 견뎌 내고 살아남았습니다..
동물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지내는 선인장을 통해
사막의 생태를 알아 볼수 있는 생태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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