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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기억하고 픈 글

대숲 아래서 / 풀꽃 - 나태주

by 내성적인마녀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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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아래서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욱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가을, 

해 지는 서녘 구름만이 내 차지다

동구 밖에 떠드는 애들의 소리만이 내 차지다 

또한 동구 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 

이 가을, 

저녁밥 일찍이 먹고 

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 

물에 빠져 머리칼 헹구는

달님만이 내 차지다

 

 


시인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군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45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제직했다.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직생활을 마친뒤 시작에 전념하고 있다. 1971년<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아래서」 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등단 이후 50여 년간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수천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시인이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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