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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그늘 아래서
한 시절 저렇게 매달려 버티는 용기
한 시절 저렇게 추락으로 마무리하는 용기
목련꽃 피었다
목련꽃 진다
누렇게 날리는 저 포기의 각서들
매달려 있음의 저 화사한 픽션
지고 지고 또 지는 포기의 논픽션
목련처럼 그렇게 덩치가 커다란 꽃잎도 없다.
묵직한 꽃의 무게를 지탱하며 오래 매달려 있기란 여간 수월하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목련을 볼 때마다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는 일도 매한가지일 거라고,
산다는 것은 비록 힘에 부치지만
사력을 다해 자기 존재보다 더 큰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봄이 오기 전,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의 계절을 견뎌내야만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죽음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
그리고 그것이 용기라는 자살 예찬론자들의 말은 인정할 수 없다.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는 환상보다는
고통과 절망, 슬픔과 외로움을 용기로 삭혀낸
삶의 환상을 향해 다가가기를 소망한다.
어떤 생명일지라도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감동을 준다.
생명이야 말로 용기이며, 환상이다.
모두 공감하다 시피 삶은 고통의 연속이고,
그렇기에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환희이며 숭고한 의식이다.
누구든 살아있는 자는 아름답다. 살아간다는 용기는 눈물겹도록 애틋하다.
「상처가 꽃이되는 순서 」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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