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내 나이 마흔,
불혹의 나이가 되면
세상의 유혹들을
이겨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넓은 집, 멋진 스포츠 카, 미모의 여성...
하지만 난 오늘도
인터넷 쇼핑에 중독되어
어떤 옷을 살까
고민하고,
좀 더 넓은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부동산을 기웃거리고
퇴근길, 낡은 차를 타고 가면서도
멋진 스포츠카로 질주하는 상상을 한다.
" 파페 씨~ 오늘 저녁은 갈치조림이에요. 어서 손 씻고 식사하세요."
"아빠 생선 가시 발라 주세요~"
난 능숙한 솜씨로 살을 발라 내어
아이의 숟가락 위에 올려 주었다.
"정말 맛있다! 생선 많이 먹어야 키가 쑥쑥 크죠? 엄마~"
"그럼"
마흔이 되어 할 수 있는 건
생선 살을 손쉽게 발라내는 일....
뭐, 이 정도?
불혹(不惑)
마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나이
하지만 난 아직도
마음이 흐려 물질을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 진다.
무엇인가 자꾸 채우려고만 한다.
내 나이 마흔,
이제 나는 생선살 부위를 골라서
흐트러짐 없이 뼈를 잘 발라낼 수 있다.
언제쯤 삶의 옳은 것과 그른 것 또한
잘 발라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응형
'BOOK > 기억하고 픈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0) | 2020.12.04 |
---|---|
공-유 퀴즈!! '어떻게 살것인가?' 에 대한 대답.... 에린핸슨의 시!! (0) | 2020.11.26 |
기쁨이 열리는 창 - 이해인 (0) | 2020.11.05 |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0) | 2020.11.04 |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 유안진 (0) | 2020.10.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