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 DRAMA/ABOUT DRAMA

나의 해방일지 11화 - 염미정 내레이션

by 내성적인마녀 2022. 7. 15.
반응형

 

 

어려서 교회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 내는 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관계... 고작 이런 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난 궁금한건 하나밖에 없었어.. 

'난 뭐예요?'

'나 여기 왜 있어요?'

91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50년 후면 존재하지 않을껀데

이전에도 존재했고 이후에도 존재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영원할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시달리면서도 

마음이 어디 한 군데도

한 번도 안착한 적이 없어

이불 속에서도 불안하고 

사람들 속에서도 불안하고

'난 왜 딴 애들 처럼 해맑게 웃지 못할까?'

'난 왜 늘 슬플까?'

'왜 늘 가슴이 뛸까?'

'왜 다 재미없을까?'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아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 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난 합의 안해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위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거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