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씨 있었네요. "
"무슨 일인데요?"
"할 말 있어서요.."
"나 정경이 반주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정경이가 서령대 교수 정말 되고 싶어 해요. 정말 간절히 원해요.
그래서 독주회가 중요해요.
정경이와 나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친구로서 도와주고 싶어요.
송아씨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런 얘기 일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나한테 할 말이 뭘까. 혼자 기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기다렸는데..
정경씨 반주해줘야겠다고
그 말하려고 나 기다리라고 한 거예요?"
"난 송아씨 오해할까 봐. 직접 말하..."
"오해요? 무슨 오해요? "
"이런 오해요.
나는 송아씨한테 갈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송아씨 자꾸 나 밀어내니까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하려고 온 거예요. "
"네 알겠어요. 그래서 지금 들어줬잖아요.
그럼 이제 다 된 거죠?"
"좋아해요.... 좋아한다고요..."
"좋아해"
"좋아해요......... 이 말하려고 왔어요."
"준영 씨가 나를 좋아한다면
먼저 반주를 해준다고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아무 말도 없고. 그렇다고 나도 차마 먼저 부탁을 못하겠고..
그래서 괜히 나 혼자 서운했어요.
반주를 해주고 안 해주고 보다는
준영 씨가 나를 안 좋아하나 보다 해서..."
"나는 송아씨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송아씨가 어떻게 생각할 줄 몰라서..
괜히 폐가 될까 봐..."
"그랬구나.. 근데 갑자기 와서 정경씨 반주를 해준다니..
내가 속이 상하겠어요.. 안 상하겠어요...
웃지 마요.. 나 진짜 속상했었어요.. "
"미안해요"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한다지만요..
다음부터 중요한 이야기는 두괄식으로 하세요.."
"네........"
"꼭이요......"
"반주해줄게요.. 아.. 아니.. 해줄게요가 아니라..
하게 해 줘요.. 송아씨 입시 반주...
나 지금 두괄식으로 얘기하는 거예요."
"아니요. 반주 괜찮아요.
대학원 입시는 나한텐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그러닌까 나는 내 힘으로 해내고 싶어요...
마음만 받을게요..."
"알겠어요.. 그래도 하다가 힘들면 언제라도 얘기해요....."
"네. 그럴게요.."
"고마워요"
"헛소문 아닌데요. 아직 말 안 했어요? 우리 만나는 거?"
"수업 아니었어요?"
"휴강이래요.."
"나 다음 수업 때까지 여기 있다가 가도 돼요?"
"네, 그럼요"
(혼자가 아니라.. 찾아 올 곳이 생긴 준영)
"나 저거 주면 안돼요?"
"바이올린이요?"
"아니요. 손수건요..."
"알았어요. 다음에 줄게요. 세탁해서.."
"지금 갖고 싶어요.
고마워요... 내가 새 거 하나 사줄게요.. "
"아니에요. 괜찮아요. 집에 또 있어요."
"저도 있어요. 많아요.
근데 이건 다르잖아요. 나도 송아씨한테 선물하고 싶어요."
"그래요. 그럼 꼭 사줘요...."
준영&송아...... 보기만 해도 흐뭇!!!
"밖에서 들으니 어땠어요?
"좋았어요."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고 보면 동윤이도 참 좋은 선생님이었어요.
나 가르치기 답답했을 텐데.. 짜증 한번 안 내고."
"이렇게 대놓고 다른 남자 칭찬을?!"
"음... 이렇게 대놓고 질투를?!"
작가님.. 음대 다니실 때 교수님들 때문에 많이 힘드셨나요?!
하나 같이 다들.........
할 말은 많지만.... 여기까지.......... 에휴!!
힘든 송아를 다독여 주는 준영...
"송아씨... 오늘 거기서 무슨 일 있었어요?"
"아.. 그냥 뭐...."
"저기 준영씨 사는 데죠... "
"네. 어떻게 알았어요?"
"나 가봐도 돼요? 준영씨 집에요..."
서랍 속 손수건...
마음이 무거워지는 송아........
손수건 하나 버리는 것이 이리 힘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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