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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RAMA/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준영&송아 5)

by 내성적인마녀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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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 씨랑 그러니까 그 시간들 사이에 제가 들어갈 자리가 있어요? 

 

"송아씨.. 송아씨 여기 있었어요?

나 오늘 학교에서 연습했어요.

리허설룸 일정이 잘못되어서..

문자 봤죠? 반주 잘 맞췄어요?"

 

"네. 잘 맞췄어요."

 

 

 

 

"송아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

"프랑크 소나타 있잖아요?"

"프랑크요? 송아씨 입시곡.."

"네 그 곡 바꿀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왜요?"

 

"잘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갑자기 내가 해낼 수 있는 곡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자신이 없어졌어요. 조금 

준영씨도 그럴 때 있었어요?"

 

"네. 있죠. 내 곡이 아닌 것 같은 곡들이...

간절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지만 그만큼 더 어렵고 힘드닌까

다른 편안한 곡들로 도망치고 싶고

근데 도망쳐도 나아지는 건 없더라고요.

놓아버린 곡에 대한 목마름만 더 커지고

결국 다시 괴로워지고 그리워지고"

 

"미련일까요?"

"미련?! 어쩌면요"

 

"그러닌까 곡을 바꿀 때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어디까지나 내 경험이 그렇다는 거지만요"

 

"힘내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오늘 학교에서 연습하다 갈 거예요?"

"아니요. 오늘은 집에서 할래요. 좀 피곤해서....."

 

"어디 아픈 건 아니죠?"

 

"아니에요.."

 

 

늘 당당했었던 송아였었는데...... 

웃는 모습도 슬퍼 보여요...

 

 

 

 

 

"과장님이 별 이야기 안 했어요?

말씀을 좀 부드럽게 하시는 분이 아니어서

혹시 송아씨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지?"

 

"좋은 얘기만 해 주셨어요. 악기 말고 다른 길도 있다고...

현실적으로 너무 늦었데요..

다른 친구들은 바이올린을 20년씩 했는데

나는 그 절반도 안 되는 시간...

따라잡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요.

그 쌓인 시간을 넘어설 만큼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울컥했는데..

너무 맞는 말씀이어서 조언 감사합니다. 하고 말았어요."

 

 

말보다... 따뜻하게 손 잡아주기.....

 

(이 동네 주변 사람들은 다 왜 이모양인지.....)

 

 

 

 

늦게 시작했으니까 좋아하는 마음 만으로는 이미 쌓인 시간을 따라갈 수 없는 걸까?

(바이올린도..... 준영도......)

 

 

"안 놓쳤다 송아씨~~~~"

"어 준영 씨?! 반주 맞추러 안 갔어요?"

"네. 혼자 보내기 싫어서 왔어요."

 

"근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줄 몰라서 서울 가는 표는 안 샀는데 준영 씨도 안 샀죠?"

"표요? 안 샀죠."

"다행이다. 근데 왜 웃어요?"

"가요."

"우리 저녁은 터미널 가서 간단히 먹을까요?"

"나 지금 터미널 안 갈 건데..  빨리 가요."

"왜요. 서울 안 가요?"

 

"여기가 내가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운 곳이었어요. 6살 때...

중학교 때 서울로 이사 가지 전까지는

여기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집에 피아노가 없었거든요. "

 

"부모님은 가게 때문에 바쁘셔서

여기서 하루 종일 살았어요.

근데 그게 좋았어요. 집에 가도 어차피 아무도 없고

그래서 애들이 다 싫어하는

체르니 하농도 재미있게 쳤던 것 같아요"

 

"체르니랑 하농을 치는 준영씨가 상상이 안 가서...."

 

"나 졸업한 초등학교도 여기서 가깝거든요.."

 

어머님 가게에서 저녁 먹겠다는 송아......

 

"고마워요. 불편할 텐데...."

"진짜 무심한 아들이네요.. 준영 씨~

여기까지 내려와서 어머님을 못 뵈었으면 모를까

만났는데 어떻게 그냥 가요~~~

친구 데리고 온 적도 없었다면서요?"

 

"네 처음이에요. 이런 기분도 처음이고...."

 

"나 배고파요. 얼른 먹어요"

"많이 먹어요... "

"준영 씨도 얼른 먹어요"

 

담담하게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와 자신의 힘든 부분을 이야기하는 준영....

 

"아버지가 까먹은 돈을 메꾸려고 피아노 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적어도 남들한테 손 안 벌리고

내 선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참고 참았었는데...

그 마저도 아녔더라고요.

이사장님하고 그리고 정경이까지 도와줬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어요.

 

아~~ 오늘 송아씨 따라올 때는 이런 이야기 할 줄 몰랐는데........."

 

"고마워요 이야기해 줘서.. "

"제가 고맙죠. 이런 이야기 하게 해 줘서..."

 

송아도 대전에 온 이유가 교수님 액세서리 심부름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함....

 

"이런 거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네 알겠습니다. 하고 왔어요..

그래서 솔직히 대전 가기 싫다는 생각만 하면서 버스표 샀는데...

지금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마워요.... 같이 와줘서...."

 

 

준영에게 우산을 선물하는 송아~

 

"지금은 준영 씨 머무를 곳이 있으니까.."

 

"고마워요.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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