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닮는다'라는 속설은 과연 사실일까?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친한 친구끼리도 닮아가곤 해. 그럴 때는 얼굴이 닮는다기보다는 말투나 행동이 서로 비슷해지는 것 같아. 결혼을 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상대방의 표정을 흉내 내게 된대. 그렇게 두 사람이 같은 얼굴 근육을 반복해 사용하면서 얼굴 근육과 주름 형태가 닮아가고, 그러다 보면 인상이 닮게 되는 거지. 심리학에서는 이걸 '카멜레온 효과 Chameleon Effect'라고 불러. 카멜레온이 빛의 강약과 온도에 따라 몸의 빛깔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의 행동에 맞춰 나의 행동을 바꾸게 되는 거지.
네가 웃으면 나도 웃음이 나와
웃는 사람을 보면 같이 웃음을 나오기가 쉬워. 1999년 뉴욕대학교 심리학과의 타냐 차트랜드Chartrand 와 존 바 Bargh 교수 연구팀은 뉴욕대락교 학생을 대상으로 카멜레온 효과를 검증해봤어. '사람 사이에서 행동 모방이 일어나는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더 모방하는지', ' 내 행동을 모방하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연구했지.
먼저 차트랜드 교수 연구팀은 사전에 각 참가자로 하여금 실험조교와 짝을 이뤄 대화를 나누게 했어. 그리고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분석했지. 그 과정에서 조교는 일부러 얼굴을 문지르거나, 발을 떨거나, 다리를 꼬거나, 미소를 짓는 등의 행동을 했는데, 조교가 얼굴을 문지르면 참가자들도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는 행동이 관찰됐어. 영상분석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실험조교가 미소를 지을 때 많이 미소를 지었어. 30~50퍼센트의 참가자가 이런 카멜레온 효과를 보였대.
이런 카멜레온 효과는 다른 영역에도 적용돼. 연구에 따르면 협상할 때 상대방 몸짓을 티 안 나게 흉내 냈을 때 협상 결과가 좋았대. 또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고객의 식사 주문 내용을 똑같이 반복해 말하면 그렇지 않았던 다른 종업원보다 팁을 70퍼센트까지 많이 받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카멜레온 효과는 사람이 누구를 믿을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무의식적 방법이라는 분석도 있어.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애덤 칼린스키 Galinsky 는"상대방과 (자신이) 잘 맞는지 살피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상대 행동에 자신의 행동을 일치시켜 보는 것"이라고 했거든.
따라 하다 들키면 역효과
앞에서 보았듯이 상대방 행동을 따라 하면 카멜레온 효과로 인해 호감을 살 수 있어. 연애 코치들은 그래서 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얻으라고 조언하기도 하지. 하지만 그런 사실이 들통나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 자연스럽게 따라 하면 모를까 억지로 상대방 행동을 흉내 내다 들키면 역효과가 난다는 거야. 그러니까 억지로 상대방의 행동을 흉내 내려 하기보다는 공감 능력을 길러보는 게 좋아.
앞의 실험에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상대방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더 많이 따라 했다는 결과 봤지? 경청하고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카멜레온 효과가 발휘되는 법이야.
「내 아이에게 들려주는 매일 심리학」 내용 중....
'BOOK > 기억하고 픈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 - 고정욱작가 (0) | 2021.12.24 |
---|---|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 (0) | 2021.12.22 |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 10대 정서 문제 (0) | 2021.12.20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0) | 2021.07.31 |
수선화에게 - 정호승 (0) | 2021.07.27 |
댓글